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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소비는 장보기에서 시작된다
소비의 방식이 바뀌면, 환경의 흐름도 바뀐다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 많은 부분은 ‘장보기’ 이후 발생한다.
식재료를 담은 포장 비닐, 다회포장이 된 간편식 트레이, 일회용 비닐봉투, 포장재가 겹겹이 둘러진 택배 박스까지.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무심코 선택한 소비의 결과물이다.
현대인의 소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제품 생산 방식과 유통 구조, 포장재 설계, 폐기물 처리 시스템까지 모두 연동된 복합 구조 위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보기’라는 소비의 첫 단계에서 친환경적인 선택을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이 구조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023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가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약 42.7%는 식품 포장재와 생활 소비재 포장지가 차지하며, 이 중 다수가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배경에서 친환경 장보기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기 위한 구조적 전환의 핵심 실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일상에서 실현 가능한 친환경 장보기 노하우를 유형별로 정리하고, 실제 사례, 실천법, 정책, 전문가 의견까지 포함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1. ‘포장재 없는 소비’를 위한 장보기 기본 원칙
친환경 장보기를 실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점검할 것은 포장재의 구조와 유통 방식이다.
과대포장된 제품은 자원 낭비와 쓰레기 증가를 동시에 유발하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복합재질 포장재는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실천 전략과 예시
① 벌크 상품 또는 리필 상품 이용하기
플라스틱 포장 대신, 용기나 통을 가져가 내용물만 구매
예: 무포장 세제 리필, 곡물류, 견과류, 샐러드 바 등
② 재포장된 상품보다 생식재료 중심 구매
플라스틱 쟁반+랩 포장된 채소 대신, 다발 채소나 벌크 채소 선택
예: 고기·채소·과일은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 이용 시 포장 줄이기 수월
③ 과일/채소용 비닐 사용 줄이기
다회용 채소망, 면 주머니 사용
예: 서울환경운동연합 ‘제로백’ 프로젝트
환경자원관리학 박지연 교수는 우리가 포장 없는 소비를 시작하면 생산자가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포장을 최소화하려는 압박을 받는다고 조언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체 공급망의 자원 소비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이야기한다.
2. 다회용 장바구니와 용기의 효과적인 사용법
장보기의 핵심 아이템은 단연 다회용 장바구니와 용기다. 하지만 단순히 장바구니만 들고 간다고 친환경이 되진 않는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실천 전략과 예시
① 용도별 장바구니 분리 사용
냉장식품, 건조식품, 잡화류를 각각 구분하여 담을 수 있도록 가방 2~3개 준비. 오염 방지, 장보기 동선 간소화 효과
② 투명 용기 사용으로 내용물 확인 용이
곡물, 반찬, 반조리 식품은 투명 유리/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아 구입. 일부 무포장 매장에서는 투명 용기에만 판매 허용
③ 용기 무게 측정 후 스티커 부착 방식 활용
친환경 매장에서는 고객이 가져온 용기의 무게를 미리 측정하고 이후 내용물 무게만 측정해 구매 가능
국내 실천 사례
더피커: 국내 최초 제로웨이스트 마트, 고객이 직접 용기 가져와 담는 방식
지구샵: 서울 시내 제로웨이스트 편집숍, 리필 바 운영
서울시 재사용컵 시범사업: 테이크아웃 매장에 컵 회수 시스템 설치
3. 원산지와 생산방식이 고려된 지속가능한 제품 선택
제품을 구매할 때는 포장 외에도 생산·운송·유통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장거리 수입 제품은 탄소 배출량이 높고, 대규모 공장 생산품은 에너지 과소비와 폐기물 증가로 이어진다.
실천 전략과 예시
① 지역 생산물(로컬푸드) 구매 우선
수확 후 바로 판매되는 지역 농산물은 신선하고 포장도 최소화. 탄소 배출 최소화,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예시: 한살림·초록마을·아이쿱 생협 등
② 공정무역 또는 친환경 인증 제품 선택
FSC, 유기농, 저탄소 인증 등 친환경 마크 확인
예시: 공정무역 커피, 친환경 비건 과자, 저탄소 인증 달걀
③ 계절 식재료 중심 식단 구성
제철 식재료는 보관·가공·유통 에너지 소비가 낮음. 식비 절감과 환경보호 동시에 가능
농업생태학자 정해진 박사는 친환경 장보기는 서비자의 식생활을 조정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식량 안보와 농업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4. 온라인 쇼핑 시 친환경 장보기 실천법
최근에는 온라인 장보기를 통한 소비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택배 박스, 완충제, 과도한 테이프 포장 등으로 인해 일반 장보기보다 폐기물이 많아질 수 있다.
실천 전략과 예시
① 친환경 배송 선택 가능 사이트 이용
예: 마켓컬리 ‘에코패키지’, 쿠팡 ‘친환경포장’ 카테고리
② 배송 요청사항에 ‘최소 포장 요청’ 명시하기
업체 대부분 배송 메모에 따라 포장 방식 조절 가능
③ 리사이클 포장재 수거 서비스 활용
예: 아이쿱 생협 – 포장재 반납 후 수거 서비스 운영
④ 여러 품목을 한 번에 묶음 배송으로 주문하기
소량 다빈도 배송은 폐기물 증가의 주 원인. 장바구니 기능 활용하여 일정량 이상 시 주문
생활물류 전문가 이수진 박사는 소비자는 더 많은 포장을 받으면서도 포장에 대한 통제력을 거의 갖지 못한다고 전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친환경 포장을 요청하거나, 해당 기업의 그린 배송 정책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면, 기업은 결국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5. 친환경 장보기를 위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인센티브
장보기 습관은 개인의 의지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제도, 기업 혜택 등 외부 요인이 결합될 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실천이 된다.
주요 사례
① 서울시 ‘제로마켓’ 캠페인
무포장 장보기 주간 운영. 용기 지참 시 할인 및 친환경 기념품 제공
② 지역 생협의 ‘다회용기 회수 시스템’
제품 구매 후 용기 반납 시 포인트 적립. 반복 이용 유도, 매출 증가 효과 동시 실현
③ 아파트 단지 장보기 협동 프로젝트
입주민 단체 공동 장보기 + 리유저블 포장 배송. 포장 폐기물 절감률 70% 이상
친환경 장보기는 일상과 구조를 함께 바꾸는 소비 혁신이다
장보기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소비 행위 중 하나이지만, 그 구조를 바꾸는 일은 단순한 습관의 전환을 넘어서 구조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사람이 다회용 용기 하나를 들고 시장에 간다고 해서, 지금 당장의 환경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선택이 생산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유통사가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게 만들며, 지자체가 제도적 장치를 고민하도록 만든다.
즉, 친환경 장보기는 소비자 개인의 실천이자, 환경·경제·사회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변화의 출발점이다.
환경경제학자 박지민 박사는 소비는 선택이 아니라 권한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떤 제품이 시장에 나오고, 어떤 포장이 유지될지 결정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친환경 장보기를 실천한다는 것은 단지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지에 대한 선택권을 행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오늘 내가 선택한 장바구니 안의 물건들이 그냥 식료품이 아닌 미래를 결정짓는 도구임을 잊지 말자.
친환경 장보기는 단 한 번의 실천으로 끝나지 않지만, 매주 반복되는 선택을 통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문화를 만들며, 그 문화는 사회를 바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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