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교사를 위한 제로웨이스트 교육 연수 프로그램 설계와 지원 방안
교사가 제로웨이스트 교육을 하고 싶어도 손이 잘 안 나가는 순간이 있다. 환경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눈앞에는 진도 계획과 평가 일정, 행정 업무가 먼저 쌓여 있다. 연수를 듣고 나면 마음은 뜨거운데, 막상 반으로 돌아가면 어제와 똑같은 수업을 반복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교사를 위한 제로웨이스트 연수 프로그램은 "환경이 왜 중요한가"를 다시 설파하는 강연이 아니라, "지금 이 학교 현실에서 무엇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가"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교사를 대상으로 한 제로웨이스트 연수 프로그램을 어떻게 설계해야 실제 수업과 학교 문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연수 이후 교사가 혼자 버티지 않도록 어떤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지 하나씩 정리해 본다. 핵심 관점은 분명하다. 연수의 목표는 환경 영웅 몇 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가능한 만큼 끝까지 가는 교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제로웨이스트 연수의 목표 재정의
환경 지식 전달을 넘어 ‘수업으로 옮기는 힘’ 기르기
교사를 위한 제로웨이스트 연수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목표 설정이다. 많은 연수가 여전히 “기후위기와 자원 고갈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국제 보고서와 충격적인 사진, 숫자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런 내용은 필요하지만, 이미 학교 현장에서 버티고 있는 교사에게는 종종 “내가 맡을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훌쩍 넘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연수 목표는 “교사에게 환경 위기의 심각성을 알린다”가 아니라 “교사가 내 수업과 학급, 학교에서 실행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교육 아이디어를 가져가도록 돕는다”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같은 내용을 다루더라도, 연수는 정보를 채워 넣는 대신 교사가 스스로 수업과 활동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교사 삶과 학교 현실을 반영한 실용성 중심 목표
연수 목표를 세울 때 설계자는 “이걸 다 듣고 난 뒤 교사가 내일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놓치면 안 된다. 대부분의 교사는 이상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과 구조 때문에 환경 교육을 밀어낸다. 따라서 연수는 “교사가 추가로 해야 할 일”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고 있는 수업과 업무 안에서 바꿀 수 있는 지점”을 찾아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학·사회·국어 교과와 수행평가, 학교 행사와 학급 운영을 제로웨이스트 관점으로 약간만 돌리는 방식이다. 연수 목표가 실용성을 중심으로 잡히면, 교사는 “또 하나의 과제”가 아니라 “기존 일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으로 제로웨이스트를 받아들이게 된다.
연수 프로그램 내용 설계의 기본 축
기초 이해 모듈 – 자원순환·기후·학교 사례를 한 줄로 엮기
연수의 첫 축은 기초 이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기초 이해는 교사가 처음부터 이론 강의를 오래 들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연수는 자원 채굴, 생산, 소비, 폐기까지 이어지는 자원순환 흐름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기후위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 구조가 학교 생활과 어떤 지점을 통해 만나는지를 한 줄로 엮어 보여주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컵 하나가 교실과 급식실, 매점, 축제, 배달 문화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 구체적인 학교 장면과 함께 설명해 주면, 교사는 “이 문제는 교과서 밖의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내 교실 구석과 급식실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이라는 감각을 갖게 된다. 이 기초 모듈은 길게 가져가기보다, 교사가 공감하고 ‘그래,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학생과 이야기하겠다’라고 느낄 만큼 간결하고 명료하게 구성하는 편이 좋다.
수업 설계 모듈 – 교과 통합과 학년별 활동 아이디어 제시
두 번째 축은 수업 설계다. 교사는 연수에서 “제대로 된 이론”도 원하지만, 무엇보다 “바로 쓸 수 있는 수업 틀과 활동 예시”를 원한다. 따라서 연수 프로그램에는 교과별·학년별 제로웨이스트 수업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형태로 포함되어야 한다.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책과 놀이형 활동, 고학년을 위한 조사·프로젝트 수업, 중등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토론·논술 수업까지 단계별로 보여줄 수 있다면 가장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거창한 수업만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가능하려면 한 차시 40분 안에 할 수 있는 활동, 한 단원 안에 곁다리로 붙일 수 있는 활동, 수행평가로 전환 가능한 활동 예시가 균형 있게 필요하다. 교사가 연수 후 “이걸 내 반 수준과 교과에 맞게 조금만 바꾸면 되겠네”라고 느낀다면 설계는 성공한 것이다.
연수 운영 형태와 방식 설계
이론 강의 30, 사례 공유 30, 실습 40의 균형 잡기
많은 교사 연수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앞에서만 말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제로웨이스트 연수는 특히 현장감이 중요하므로, 이론 강의와 사례 공유, 실습의 비율을 의도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한 번의 연수 세션을 100으로 본다면, 이론 강의는 30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나머지 30 정도는 실제 학교의 사례 공유, 그리고 최소 40 정도는 교사가 직접 자기 학교 상황을 놓고 설계를 해보는 실습에 배정하는 편이 교육 효과가 높다. 예를 들어 연수 중에 “자신이 맡은 학년의 한 단원을 골라 그 안에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끼워 넣어 보는 시간”을 주고, 연수 강사와 동료 교사들이 함께 피드백을 주고받게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교사는 연수 시간을 “들어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 수업안을 완성해 나가는 시간”으로 느끼게 된다.
하루짜리 특강이 아닌 단계형·과정형 연수 구조 만들기
제로웨이스트처럼 생활과 학교 문화 전체와 연결된 주제는 하루짜리 특강으로 끝내기 어렵다. 설계자는 가능하다면 연수를 단계형, 과정형으로 구성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차 연수에서는 기초 이해와 수업 설계 안 만들기까지를 다루고, 1학기 동안 교사가 실제로 시도해 본 뒤, 2차 연수에서 실행 결과를 나누며 보완하는 구조가 있을 수 있다. 또는 온라인 연수와 오프라인 연수를 섞어, 먼저 온라인에서 핵심 이론과 기본 사례를 보고, 오프라인에서는 수업안을 함께 만들고 피드백하는 실습에 집중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과정형 연수는 행정적으로 준비가 더 필요하지만, 한 번의 강의로 끝나는 연수보다 교사가 실제로 움직일 가능성을 훨씬 높여 준다.
학교 맥락에 맞춘 지원 방안
교내 환경 리더 교사 양성과 협력 구조 만들기
어떤 연수가 아무리 좋아도, 학교 안에서 단 한 명의 교사만 움직이고 나머지는 무관심한 구조라면 제로웨이스트 교육은 쉽게 고립된다. 그래서 연수 설계 단계에서부터 “교내 환경 리더 교사”를 양성하는 방향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연수 과정에서 특정 학교에서 두세 명 이상이 묶여서 함께 참여하도록 권장하거나, 학교에서 환경·생태 관련 업무를 맡은 교사를 중심으로 연수 신청을 받는 식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같은 학교 안에서 제로웨이스트를 함께 고민하는 작은 팀이 생기고, 연수에서 만든 아이디어를 학교 교육과정과 행사에 녹이는 작업에도 협력이 가능해진다. 리더 교사는 동료 교사에게 연수 내용을 나누고, 수업을 공동 설계하거나 프로젝트를 함께 운영하는 내부 지원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시간·행정 부담을 줄이는 자료와 평가 연계 지원
교사의 실질적인 저항감은 “좋은 건 알겠는데, 그걸 할 시간이 없다”는 데서 나온다. 연수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다루어야 한다. 설계자는 연수를 통해 교사에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수업 자료, 활동지, 평가 문항 예시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수행평가와 지필평가에 연계할 수 있는 예시를 함께 준다면, 교사는 “환경 활동을 하면 평가 준비가 늦어진다”는 부담을 덜게 된다. 예를 들어 과학·사회·국어 시험에 넣을 수 있는 서술형 문항 예시, 환경 프로젝트 결과를 수행평가로 인정하는 평가 기준 틀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학급 공지문, 가정통신문 샘플, 학부모 설명 자료 등도 패키지로 제공하면, 교사가 하나하나 새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연수의 지원 방안은 “좋은 말”보다 “시간을 절약해 주는 도구”여야 한다.
외부 자원·지역사회와의 연계 지원
지자체·환경단체·센터와의 파트너십 구축
모든 학교가 제로웨이스트 교육을 자체적으로만 끌고 가기는 어렵다. 지자체 환경부서, 자원순환센터, 환경단체, 리필숍·제로웨이스트 상점 같은 지역 자원이 함께 움직일 때, 교사의 부담은 확 줄어든다. 연수 설계자는 프로그램 안에 “지역 연계 모듈”을 포함해, 각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관 리스트와 연락창구, 협력 모델을 정리해 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자원순환센터 견학 코스와 사전·사후 수업안, 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 아이디어, 동네 상점과 학생이 진행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협약 활동 등이 있다. 교사가 연수에서 이러한 정보를 한 번에 받고, 이후 필요할 때 바로 연락할 수 있다면, 학교는 훨씬 수월하게 지역과 연결된 제로웨이스트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자료 아카이브 제공
현대 교사는 수업 준비에 디지털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연수는 강의실에서 끝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과 자료 아카이브로 이어져야 한다. 설계자는 연수 참가 교사가 언제든 접속해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마련해, 수업 지도안, 활동지, 영상, 사례 발표 자료 등을 모아두는 것이 좋다. 이 공간에는 연수 강사만 자료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참여 교사도 자신의 수업안과 결과를 올릴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AI 기반 요약·검색 기능을 붙이면, 교사는 “급식실 프로젝트”, “초등 3학년 국어”, “중학교 사회 수행평가” 같은 키워드로 필요한 자료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디지털 아카이브를 제공하면, 한 번 받은 연수가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참고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도구”로 남는다.
연수 이후 지속을 위한 팔로업 시스템
동료 교사 네트워크와 수업 나눔 문화 만들기
연수 직후에는 동기가 높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바쁜 일상에 휩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연수를 함께 들었던 교사들끼리의 네트워크와, 학교·지역 단위 수업 나눔 문화다. 연수 설계자는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 “후속 모임 구조”를 같이 설계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기 중 두세 번 온라인으로 모여 각자의 실천 사례를 짧게 발표하고 서로 질문하는 자리, 학년·교과별 소규모 모임에서 수업안을 함께 수정하는 시간 등을 제안할 수 있다. 교육청이나 지원청 차원에서 연수 이수자를 위한 정기적인 사례 발표회나 포럼을 만들어 주면, 교사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고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다. 이런 네트워크는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료를 만들어 내는 생산적인 장이 된다.
작은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보상 구조 설계
교사가 아무리 의미 있는 실천을 해도, 학교 시스템이 이를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으면 오래 버티기 어렵다. 연수와 연계된 지원 방안 안에는 “공식적인 인정과 보상” 구조도 포함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제로웨이스트 수업과 프로젝트를 교육청 우수사례로 선정해 소개하거나, 학교 내부에서 환경교육 실천 교사를 연구부·혁신부 등과 연계된 공식 역할로 인정해 주는 방식이다. 연수 이수와 실제 실천 결과가 교원 평가나 연구대회, 장학에 긍정적으로 반영된다는 신호가 있으면, 교사는 환경교육을 개인의 취미가 아니라 전문성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 보상은 반드시 큰 상이나 포상금일 필요는 없다. 공문 한 줄, 회의 자리에서의 한 번의 언급, 학교 홈페이지에 실리는 짧은 기사도 교사에게는 “내가 한 일이 조직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교사 연수의 목표는 ‘환경 의식 높은 교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끝까지 가는 교사’를 늘리는 것이다
교사를 위한 제로웨이스트 교육 연수 프로그램은 이제 단순한 지식 전달과 동기 부여의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연수의 진짜 목표는 교사가 자신과 학교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바꿀 수 있는 지점을 찾아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수는 첫째, 자원과 기후, 쓰레기 문제를 학교 생활과 한 줄로 연결해 주는 기초 이해를 제공해야 하고, 둘째, 교과와 학급, 학교 행사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업안과 활동 예시를 나눠 주어야 하며, 셋째, 교사가 당장 내일의 수업과 평가 계획을 조금이라도 다르게 짤 수 있도록 실습과 피드백의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그리고 그 뒤가 더 중요하다. 연수 이후에도 교사가 홀로 버티지 않도록, 학교 안팎으로 함께 움직이는 사람과 구조가 있어야 한다. 교내 환경 리더 교사, 동료 교사 네트워크, 지역사회 파트너십, 온라인 자료 아카이브, 공식적인 인정과 보상 구조가 그 역할을 한다. 이런 지원이 엮일 때, 제로웨이스트 교육은 “열정적인 몇 명이 잠깐 했다가 끝나는 일”이 아니라, 학교가 해마다 조금씩 방향을 바꾸어 가는 긴 흐름이 된다.
결국 교사를 위한 제로웨이스트 연수는 환경 영웅을 키우는 훈련이 아니라,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는 동료”를 늘리는 작업이다. 오늘 연수실에서 교사가 한 시간 동안 들은 이야기와 함께 들고 나가는 것은, 멋진 구호가 아니라 “우리 반에서는 여기부터 해 봐야겠다”는 구체적인 첫걸음이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모여 학교가 바뀌고, 학교가 바뀌면 다음 세대의 일상 기준이 바뀐다. 그리고 그 기준의 변화가 결국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는 길을 조금씩 넓혀 줄 것이다.
'제로웨이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제로웨이스트 교육에 딱 맞는 앱,온라인 플랫폼, 디지털 도구 활용법 총정리 (0) | 2026.01.20 |
|---|---|
| 지역사회 연계 제로웨이스트 교육 모델: 지자체, 상권, 시민단체가 함께 만드는 협력 구조 (0) | 2026.01.19 |
| 미래 시민성을 키우는 제로웨이스트 교육, 지속 가능한 사회를 준비하는 아이 키우기 전략 정리 (0) | 2026.01.19 |
| 제로웨이스트 아동 인터뷰 구조: 실천 과정에서 변화하는 생각과 감정 듣는 방법 (0) | 2026.01.18 |
| 제로웨이스트 교육이 바꾸는 학교 문화, 급식실,교실,행사까지 달라지는 진짜 변화 (0) | 2026.01.18 |